이 책을 읽게 된 이유
샛노란 표지가 얼마나 예쁜지 직접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컴퓨터 화면의 RGB컬러로는 담을 수 없다. 그 무엇보다 봄 같은 정말 화사하고 아름다운 노랑이다. 꽃갈피처럼 두꺼운 책 사이에 끼어놓고 말린듯한 압화마저도 예쁘다. 벌써 책 표지의 예쁨으로 내 감성이 차오른다. 도서관 수많은 책들 중에 이 책이 골라진 데에는 역시 표지의 힘이 크다.
나의 X에게 전화를 걸기 전 빌려 읽었다. 일찍이 하태완 작가의 <모든 순간이 너였다> 서평에 등장했던 그 X가 맞다. 3년 만에 전화를 걸어 하고 싶은 말을 하기 위해, 너무 떨리는 마음에 책의 어느 한 구절이라도 내 마음에 닿으면 그걸로 용기를 내보기 위해 책을 읽었다. 그리고 이 계획은 꽤나 성공적이었다. X와는 재회하지 못했다. 그러나 X와의 관계가 표면적으로는 이전과 달라진 것이 없대도 내 안에서는 그도 나도 새로워질 수 있었고 이것은 모두 <더 사랑하고 싶어서> 덕분이었다.
책 내용
각 페이지마다 왼쪽에는 다른 작가의 다른 작품(좋은 글 등)이 적혀있고, 오른쪽에는 저자의 글이 적혀있다. 코멘트 형식으로 한쪽에는 작가가 알고 있는 사랑에 관한 좋은 글을 소개해주고 한 쪽에는 그 글과 사랑에 대한 저자의 생각 등을 덧붙인 것이다. 라디오에서 사연을 소개해 주는 것 처럼 다양한 글을 만날 수 있다.
사랑의 시작인 만남부터 끝인 이별까지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겪는 행복과 흔들림, 마지막으로 사랑이 남기고 간 것들에 대하여. 다양한 사랑의 모습을 고찰하며 의미를 생각 해 볼 수있고, 어떻게 사랑하면 좋을지 사랑을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에 대하여도 작가의 좋은 이야기들을 엿볼 수 있다. 마음을 키우고 다스리기에 좋은 책이다.
책에 실린 여러가지 좋은 글이 참 많지만 인상 깊은 글귀를 하나만 소개해보려고 한다.
누구에게나 함께 걸어가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인생은 어쩌면 그 한 사람을 찾아 헤매는 숨바꼭질인지도 모릅니다.
이 문장은 내가 MBTI 50문답에서도 소개했던 한 일화와 비슷하다. 내가 한 친구에게 "너는 인생이 뭐라고 생각하니?"라고 물었는데, 그 친구가 "인생은 의미있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찾아는 과정이라고 생각해"라고 멋지게 대답해주었는데 어쩌면 그 친구가 이 책을 읽었던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인생의 동반자, 소울메이트, 의미 있는 사람, 함께 걸어가는 사람 등 표현은 다 다르지만 결국 모두 '사랑'이다. 기승전사랑. 사랑을 찾는게 인생이고, 사랑하며 살 때 우리는 비로소 진짜 인생을 살게 된다.
느낀 점 + 실천해 볼 만한 것들
전화를 걸기 위해 이 책을 폈을 때와 서평을 작성하기 위해 이 책을 다시 폈을때 눈에 들어오는 글이 다르다. 독서라는 게 이토록 내 마음 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노래도 꼭 헤어지면 이별노래만 들리고, 사랑에 빠지면 달달한 노래만 들리듯이 책 또한 그러하다. 차일 것을 알고 마음을 단단하게 먹기 위해, 사랑이라면 반드시 이런 것(슬픔, 고통, 그리움, 상대를 위한 마음, 배려 등)까지 감수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짜 사랑이라면 한 평생을 바쳐 끝까지 인내할 줄도 알아야 하고, 혹여 상대에게 부담이라면 깨끗하게 포기하고 돌아설 줄도 알아야 한다는 내용을 읽고 또 읽었다. 그러나 지금 (차이고 난 후)에는 사람은 반드시 사랑하며 살아야 하고, 새로운 사랑은 반드시 또 올 것이며 그것을 위해 나 자신을 더욱 사랑하고 가꾸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읽고 또 읽는다. 알량하기 짝이 없지만 내 마음이 그렇다.
기대해봐도 좋지 않겠는가, 사랑을. 한 때 심해에 가라앉듯 무겁게 내려앉았던 내 마음이 이제는 바짝 수면 위로 올라섰다. 당장 찾아 나서진 않겠지만 새롭게 다가올 멋진 인연을 기다리려니 무릇 기대까지 된다. 언젠가 꼭 두 손을 마주 잡고 어떤 힘든 일이 있어도 그 손을 놓지 않을 인연을 만나게 되겠지? 그 생각까지 하면 벌써 얼굴에 미소가 한가득하다.
사람은 역시 사랑하기 위해 태어났다는 게 학계의 정설. 우리는 서로를 사랑하고 더 사랑하고 더 사랑하기 위해서 산다. 누군가를 더 사랑하고 싶어서 그리고 나를 더 사랑하기 위해서 글을 쓰고, 밥을 먹고, 차를 마신다는 저자처럼 나도 그렇게 살아보련다.
이 책을 읽고 난 다짐을 5가지 정도로 요약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1. 나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자)
2. 사랑하지 않는 인생은 무의미하다는 것 (사랑을 해야만 비로소 진짜 인생을 살 수 있고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
3. 사랑에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 (내 마음을 표현하자)
4. 이별 또한 사랑이라는 것 (잘 헤어질 줄 아는 것 역시 만남만큼 아니 만남보다 중요하다)
5. 이별은 또 다른 사랑의 시작이라는 것 (사랑은 가고 또 온다)
기억하자, 그리고 사랑하며 살자.
평가
사랑이 가진 위대한 힘과 진정한 사랑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사랑하고 있지 않다면, 혹은 더 사랑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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