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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책 리뷰] 오늘부터 그 자리에 의자를 두기로 했다/윤주희 지음

by 신 선 2021. 7. 16.

* 단순한 삶을 꿈꾸는 미니멀 라이프 시리즈 두 번째 책 : 오늘부터 그 자리에 의자를 두기로 했다.

이 책을 읽게 된 이유

 '집에 가고 싶지만, 집에 있기 싫은 나를 위한' 이라는 문구에 끌렸다. 예쁜 집, 예쁜 매장은 내 꿈이 아닌가. 그 중에서도 예쁜 매장 앞에 있는 예쁜 집에 대한 나의 로망과 욕구는 늘 한결같다. 매일 '집을 어떻게 꾸밀까?'라는 생각으로 온라인 집들이와 인테리어 전후 같은 영상이나 글을 찾아 보고, 모델하우스를 구경가기도 하고, 이제는 책까지 찾아 읽는다. 그리고 비울수록 아름다워진다는 비움의 미학, 최소한의 것들로 꾸밀수록 좋다는 미니멀 인테리어에 빠져들었다. 어떻게 하면 좀 더 깔끔하고 예쁜 집에 살 수 있을까? 퇴근 후 편안하고 예쁜 집에 얼른 돌아가 쉬고 싶지만, 막상 집에 도착하면 어딘가 모를 불편과 불안에 위화감이 들곤 했다. 그것은 정돈되지 않고 물건이 어질러진 집에서 느껴지는 불편함이고 그것은 치워야만 마음이 놓일텐데 안보이는 척, 모른 체 하고 있던 불안함이었다. 내 상황은 무조건적인 비움이 해결은 아니었다. (이미 어느정도 비워낸 후 였기 때문에) 정리정돈을 통한 적재적소까지 이루어져야 미니멀 인테리어가 완성된다. 어딘가 어설픈 우리 집에 어울릴만한 효율적인 공간활용법을 배우기 위해 이 책을 펼쳤다. 

 

저자

 저자는 서울여자대학원에서 기독교 교육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전업주부로 지내다가, 인생후반기에 접어들면서 가치 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공간정리전문가가 되었다. 현재는 공간정리스타일링 전문 회사인 '공간치유'의 대표이사로 있다. 다양한 고객들의 집을 정리해주면서 집이 변하면 감정이 변하고, 관계가 변하고, 인생까지 변하는 모습을 보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열악한 환경에 있는 이웃들을 위해 재능기부를 통해 새 삶을 선물하고 있다. 한 마디로 정말 가치있는 일을 실현하시는 훌륭한 분이다!

 

책 내용

 이 책은 공간을 어떻게 정리할지를 심리학적으로 풀어낸다. 

 

정리가 필요한 건 집이 아니라, 나였습니다.

 

 공간은 사람의 삶을 담고 있으며, 아주 긴밀하게 심리와 연결되어 있다. 예를 들어 깔끔하지 못한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 소화도 안되고 불편한 느낌이 드는 반면 멋진 뷰가 있는 카페에서 차 한잔 마시면 힐링되고 기분이 좋아진다. 이처럼 우리는 환경에 따라 감정의 지배를 받는다. 그런데 때론 너무 익숙해서 감정 변화가 여기서 비롯된다는 걸 느끼지 못하는 장소가 있다. 바로 집이다. 집의 특징은 좋든 싫든 무조건 있어야 하는 곳이란 점이다. 그렇다면 스스로에게 한 번 질문해보자. "나는 집에 있는 시간이 좋은가?" 만약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좋지 않다면, 그건 당신의 집이 당신의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말이다. 대개 아무렇게나 어질러져있고 정리되지 않은 집에서 우리는 그런 느낌을 받는다. 

 

 우리의 삶은 정리의 연속이다.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정리를 반복해야 한다. 물건 뿐 아니라 기쁘고 슬픈 일 역시 정리하고 비우기를 되풀이하면서 삶이 이어진다. 그런데 정리를 다 포기해 버린 삶이 있다면? 정리도 살림도 다 포기한 채 가정에는 짐이 쌓여가고, 그야말로 엉망진창이 된 집이 있다면? 그 집에서 느껴질 감정이 어떨까. 그 집은 살고있는 사람의 심리적 상태와 내면의 고통을 대변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사람은 아름답고 쾌적한 환경이 뒷밤침 되어야 건강한 심리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건강한 정신(심리상태)는 건강한 육체를 만든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마음이 아프면 몸이 아프고 몸이 아프면 마음이 아프다. 집을 정리하면 마음을 돌볼 수 있게 되고 그러면 몸도 건강해진다. 고통이 정리와 연관이 있다면, 우리 눈에 보이는 지저분한 상태의 집은 마음의 혼란을 더욱 가중시키거나 저장 강박증 같은 증세를 보이게 만든다. 마음과 물건의 연관은 어떤 형태로든 정리를 하면서 풀어나갈 수 있는 고리가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정리를 시작할 것인가?

 

 무조건적인 비움을 옳지 않다. 저마다 소중한 물건의 기준이 다르고, 그것을 무조건 버릴 수는 없다. 미니멀리즘도 각각의 생활방식에 맞게 이루어져야 한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한국형 미니멀라이프는 스웨덴식 라곰에 가깝다고 한다. 라곰이란, 많지도 적지도 않은 딱 적당한 만큼을 의미하는데 간소함에 더불어 균형을 중요시한다. 무조건적인 버리기가 아니라 무엇이든 차고 넘쳐나지 않으면서도 적당하게 비움과 느림의 행복을 찾아내는 것을 말한다. 본인에게 맞는다면, 라곰식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해보기를 권한다.

 

미니멀라이프는 나와 가족의 동의를 얻은 가운데
모두가 만족스러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때 하는 것이다.

 

 저자는 아이가 있을수록 가족 수가 많을수록 더욱 심플하게 정리하라고 말한다. 가족 수가 많으면 그만큼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목적을 상실한 공간이 되지 않도록 제 기능을 할 수 있게 해 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각 방의 용도와 사용목적을 정하고, 그 목적에 맞게 가구와 물건을 선별하여 옮기고, 동선이 최적화 될 수 있게 재배치하고, 자리를 만들어 정리하고 수납하는 과정을 따라가면 된다.

 

 이 외에도 책에서는 심리학과 공간의 긴밀한 연관성에 대하여 설명하고 각각의 증세와 치유할 수 있는 실천방법까지 소개한다. 또 정리컨설팅을 통해 새로운 삶을 선물받은 사람들의 실제 사례를 볼 수 있고, 정리를 망설이는 당신을 위한 작가의 조언, 마지막으로 가구배치방법부터 수납, 정리정돈방법까지 깨알같은 팁이 무수한 정리노하우까지 담겨있다.

 

느낀 점 + 실천해 볼 만한 것들

1. 저자의 멋있음

2. 쌓아놓지 않는 기술

3. 정리정돈의 생활화

 

 위 3가지로 정리해보려고 한다.

 

1. 사람은 살면서 보통 3~4가지의 직업을 갖게 된다고 한다. 요즘에는 부캐라는 개념이 유행하면서 부업도 늘어나고, N잡러도 늘어나고 하니 살면서 3~4가지 이상의 더 많은 직업을 갖게 되겠지. 인생의 후반부라 불리는 적어도 50대 이상이 되었을때에도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하며 살런지 모르겠다. 이런 고민 때문에 내 정년을 내가 정하자는 의미에서, 오래도록 한 가지 일을 하고 싶다는 바램에서 나는 공방창업을 꿈꾸고 있다. 이 책에서 작가가 선택한 길은 내게 조금 더 큰 의미로 다가왔다. 이 전까지 해오던 일과는 전혀 다른 분야지만 본인의 관심사와 '가치'를 더해 새로운 일을 찾아낸 것이 대단했다. 작가의 경우 자신의 관심분야인 공간과 사람, 그리고 봉사를 원했다. 다행히 저자는 본인의 관심분야에 재능이 있었고, 그 재능을 기부함으로써 다른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멋진 일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희열을 느끼는 등 본인의 인생에도 긍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하고 있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좋은 집을 근사하고 아름답게 꾸며주는 일을 해야겠다고 다짐했건만, 내 발길을 이끈 곳은 아주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살던 이웃들 집이었다.'고 한다. 돈 보다 가치있는 일을 원하고 택한 저자에게는 더 없이 완벽한 직업이 아니었을까. 나도 내게 주어진 재능을 사용해 세상을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2. 대량 쇼핑을 하지 않는다. 집 앞의 마트를 우리집의 팬트리(혹은 물류창고)라 생각하고, 그때 그때 필요한 만큼 구입해온다. 물론 냉장고도 가득 채우지 않는다. 식재료도 생필품도 그 밖의 물건도 쌓아두지 않는다. 조금 더 비싸더라도 낱개로 구매하고, 두 개 이상있는 물건은 예비용으로 꼭 필요한 것을 제외하면 가급적 한 개만 남기고 처분한다. 한 때는 지인들을 집으로 초대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러나 이제는 어쩌다 한 번 있을 집들이를 위해 식기를 구매하고, 여분의 이불을 구매하고, 테이블이나 소파 등을 구매하는 일을 하지 않는다. 이 집의 주인은 나고, 어쩌다 한 번 오는 손님보다 오래도록 머무는 내 생활의 편리함과 편안함이 더 중요하니까. 화분도 참 좋아해서 여러개를 들였다. 그러나 다 죽이고 (의도한 건 아니다...) 남은 화분을 잘 키우는데에 집중하고 있다. 집을 가꾸는 데에는 쌓아놓지 않는 것이 비우는 것 보다 쉽다. 

 

3. 나는 예전부터 술을 아무리 많이 먹어도 집에 오면 꼭 양치를 하고, 세수를 하고 잠들곤 했다. 도저히 씻지 않고는 찝찝함에 잠들수가 없었다. 비슷한 맥락이다. 이제는 여행을 다녀오거나 등산을 다녀오는 등 아무리 피곤하더라도 집에 오면 그대로 뻗는 대신에 정리하는 습관이 생겼다. 일이 잘 안풀리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때에도 청소를 하며 주의를 환기시킨다. 먼지를 털어내고, 바닥을 밀고, 고양이 털을 떼고, 쓰레기를 버리고, 어질러진 물건을 제자리에 놓고, 반짝 반짝하게 닦아 놓는 등. 물건을 정리하고 집안을 정돈하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불편한 마음 상태를 가다듬게 됐다. 가벼운 육체노동으로 마음과 생각안의 복잡한 일들을 정리하고나면 깨끗해진 집을 보면서 가뿐한 기분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가끔은 심심하거나 무기력할 때, 집 구조를 바꾸고 가구를 옮기기도 한다. 익숙했던 집안 상태가 새롭게 바뀌고 나면 미용실에 다녀온 것처럼 기분이 전환된다. 너무 좋다. 나는 매일, 일주일에 한 번, 한달에 한 번 정해진 청소를 한다. 이제 청소와 정리정돈은 생활화를 넘어선 취미가 됐다.

 

평가

 공간과 심리학을 엮어서 풀어냈다. 그래서 읽는 내내 공감도 되고 어쩐지 내 마음이 위로받는 듯한 기분도 든다. 알찬구성으로 노하우까지 담아냈으니 따라하면서 한국식 미니멀라이프를 경험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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